컴플라이언스만으로 경영진을 지킬 수 있을까

공정거래법, 외부감사법, 중대재해법 등 법률 위반 시, 기업과 경영진은 고액의 과징금과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벌금으로 인한 손실이 주주대표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경영진의 법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습니다. 기업은 법률 준수를 위한 내부 감시 체계를 구축하고, 리스크 관리 전략을 철저히 마련해야 합니다.

경영진을 둘러싼 법적 리스크는 왜 커지고 있나

최근 몇 년간 공정거래법상 담합·시장지배적지위 남용에 대한 제재 수위가 높아지고, 외부감사법 개정으로 회계부정에 대한 임원의 직접 책임이 강화되었습니다. 여기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산업재해 발생 시 경영책임자가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구조까지 더해지면서, 단순한 회사 차원의 행정제재를 넘어 경영진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리스크의 폭과 깊이가 동시에 확대되었습니다.

특히 과징금이나 벌금으로 인한 회사의 재무적 손실은 그 자체로 끝나지 않습니다. 주주들이 “이사가 감시·감독 의무를 게을리하여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논리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 법원도 내부통제 시스템 미비를 이사의 임무위배로 인정하는 판단을 점차 확대하고 있습니다. 즉, 회사가 낸 과징금이 다시 경영진 개인의 손해배상 책임으로 청구되는 구조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내부 감시 체계만으로는 부족한 이유

내부 감시 체계와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은 위반 자체를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1차 방어선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정교한 준법 시스템을 갖추더라도 위반과 소송의 가능성을 0으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조사·소송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발생하는 변호사 비용, 손해배상금, 화해금, 형사절차 대응 비용 등은 예방 체계와는 별개로 재무적으로 감당해야 할 영역이며, 이 부분을 보완하는 것이 임원배상책임보험(D&O보험)을 포함한 보험프로그램입니다. 따라서 내부통제 체계 점검과 함께, 실제 사고가 발생했을 때 회사와 경영진을 보호할 보험프로그램이 현재의 법적 환경에 맞게 설계되어 있는지를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보험프로그램 점검 사항

기존에 D&O보험 등을 가입해 두었다 하더라도, 법률 환경과 사업 구조가 변할 때마다 보장 내용이 실제 리스크를 따라가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재점검해야 합니다. 점검 시 살펴볼 핵심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보장 범위와 가입 한도: 공정거래법 과징금, 외부감사법 관련 손해배상, 중대재해 관련 형사·민사 대응 비용이 보장 대상에 명확히 포함되어 있는지, 그리고 최근 몇 년간 동종업계 제재 규모를 감안할 때 가입 한도가 여전히 충분한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벌금·과징금에 대한 보장 가능 여부: 보험사·국가마다 벌금이나 과징금 자체를 보험으로 보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법적 제한이 다르므로, 가입한 약관상 벌금·과징금이 보장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는지, 제외된다면 그에 따른 소송비용·변호사 선임비는 별도로 보장되는지를 구분해서 확인해야 합니다.

주주대표소송 대응 비용: 주주대표소송이 제기될 경우의 변호사 비용, 손해배상금, 임시 화해금 등이 보장 범위에 포함되어 있는지, 그리고 소송이 장기화될 경우를 가정한 한도 설정이 적절한지 점검해야 합니다.

제외조항(Exclusion) 검토: 고의적 법령 위반, 형사처벌이 확정된 행위 등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보장이 제외되지만, 조사·수사 단계에서 발생하는 비용까지 일괄 제외되어 있지는 않은지 약관의 문구를 세밀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형사절차는 조사 단계와 확정판결 단계를 구분해 보장 여부를 따져야 합니다.

자회사 및 해외법인 포함 여부: 그룹사 구조를 가진 기업이라면 국내외 자회사 임원까지 보장 대상에 포함되는지, 보장 한도가 그룹 전체에 공유되는 구조인지 개별 한도인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조사 대응 비용(Investigation Cost) 보장: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행정기관의 조사 단계에서 발생하는 변호사 자문료와 대응 비용이 정식 소송 제기 전이라도 보장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실제로는 조사 단계에서의 비용 부담이 가장 크고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갱신 시점의 보장 공백 점검: 보험 갱신 과정에서 보장 범위가 축소되거나 제외조항이 추가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매년 갱신 시마다 전년도 약관과의 차이를 비교하여 의도치 않은 보장 공백이 생기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정리

법률 준수를 위한 내부 감시 체계 구축과, 실제 리스크가 현실화되었을 때를 대비한 보험프로그램 점검은 서로 대체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작동해야 하는 두 축입니다. 컴플라이언스 체계로 위반 가능성을 낮추고, 보험프로그램으로 위반 발생 이후의 재무적 충격을 흡수하는 구조를 갖출 때, 기업과 경영진은 공정거래법·외부감사법·중대재해법이 만들어내는 복합적인 법적 리스크에 보다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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